고등학교 졸업 할 시기에도 갑작스레 전학을 가서 낯선 학교에서 학사모를 입고 졸업장을 받았었다. 대학교도 이 전까지는 1년 넘게 한곳을 다닌 적이 없다.
이제, 이 학교에서 2년을 채우고 내년에 졸업을 한다. 이 느낌은 많이 낯설다.
지금까지 한 자리에 길게 있지 못했던 나에겐 이 2년이란 시간이 길게 느껴져야 할 것 같지만, 졸업이 너무 빨리 다가오는 것 같다. 졸업 후에 뭘 할지, 어딜 갈지, 그런 고민은 먼 얘기라고 생각 했었는데. 이제는 코 앞이다.
벌써 11월이다.
많은 경험을 했다. 처음으로 알바도 시작했고, 모르는 사람들과 룸메이트가 되면서 친구들도 하나 둘씩 만들어 갔고, 좋아하는 사람들도 생겼다. 설레는 순간들도 많았고 두려움을 극복하는 시간들도 가졌다.
이 시간이 좀 더 느리게 갔으면 좋겠다.
아직 이별 할 준비가 안됐다. 나한테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주어졌으면 좋겠다. 학생일 때 연애도 해 보고 싶고, 살 빼서 몸에 딱 붙는 드레스도 입어 보고 싶고, 시험에서 만점도 맞아 보고 싶다. 추운 겨울날에 입김 날리며 좋아하는 사람하고 산책 해 보고 싶고, 늦잠 자고 일어나서 느릿한 하루도 갖고 싶고, 룸메이트들이랑 수다 떨며 영화 한편도 보고 싶다.
하고 싶은 일들은 많은데, 시간이 없다.
0 comments:
Post a Comment